• 안내
  • 창닫기

  • 대표사진
  • ㆍ 지회장
    :
    ㆍ 주소
    :
    ㆍ 연락처
    :
    ㆍ 팩스
    :
    ㆍ 이메일
    :

협회소식

Funeral Director Association of Korea

KBS1취재파일4321 "유명무실 장례지도사 자격증" 9월 16일 방영
| 대한장례지도사협회 | 조회수 12,079




<녹취> "아버지 뭐 하시노? 말해라, 아버지 뭐 하시노?" "...... 장의삽니다."

1981년, 고등학생 동수는 장의사인 아버지의 직업을 선뜻 말하지 못합니다.

<녹취> "내도 아버지처럼 평생 죽은 놈 몸이나 닦으란 말이요?" "이놈아! 누가 언제 너보고 장의사 대물림하라고 그랬느냐? 네가 뭔데 내 평생 해온일을..." (영화 '내사랑 내곁에')

하지만, 2009년 개봉한 이 영화에서는 인기 여배우가 주인공인 장례지도사 역으로 등장합니다.

<녹취>"따뜻한 마음이 있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그런 직업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장례지도사 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신 분들 같아요." (영화 '내사랑')

이처럼 세월이 지나면서 장례업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정부도 지난달부터 장례지도사에 대해 국가자격증 제도를 도입했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관련 종사자들의 반발이 거셉니다.

새롭게 도입된 장례지도사 국가자격증 제도의 문제점을 취재했습니다.

수도권의 한 대학.

흰 가운을 입은 학생들이 마네킹에 적삼과 두루마기를 정성스레 입힙니다.

장례지도학과의 염습 교육시간입니다.

<녹취>안무황 교수(을지대 장례지도학과):"학생들한테 가르치는 게 크게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시신을 처리하는 방법이고, 나머지는 돌아가신 시신에 대한 존엄성에 대한 예를 갖추는 것. 두 가지가 이 실습을 하는데 핵심입니다."

양팔을 가지런히, 손바닥이 아래로 향하게 배 위에 올립니다.

마네킹이지만, 실습실에는 엄숙함이 느껴집니다.

<녹취>김가영(을지대 장례지도학과):"고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이분 삶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걸 저희가 도와드리는 거니까 좀 더 숙연해지고..."

또 다른 강의실에서는 장례지도학과의 전공과목인 병리학 수업이 한창입니다.

세포와 조직 등 인체가 질병에 감염됐을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에 대해 자세한 강의가 이어집니다.

<인터뷰>황규성 (교수/을지대 장례지도학과):"사람이 죽게 되면 그 사람 내에서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크게 보게 되면 면역력 약화로 인해서 병원균들이 증식을 하게 되면서 주변에 장례지도사에게 감염이 된다던지..."

장례지도학과 사무실.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장례지도학과에는 여학생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강지연(을지대 장례지도학과):"예전 같은 경우에는 남자 두명이서 여자 고인 분이든 남자 고인 분이든 했는데, 여자들이 많이 시장에 발을 들여 놓으면서 여자 고인 분은 여자가 이제 입관을 하게 돼요. 그런 부분에서 이제 가족분들이 많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으세요."

염습 과정에 여성의 출입을 금하던 전통 방식에서 많이 달라진 모습입니다.

특히, 유족들에게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보다 아름답게 보여주기 위한 메이크업이 보편화되면서 여성 장례지도사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추셉니다.

<인터뷰>황규성 (교수/을지대 장례지도학과):"지금 변화는 염습실에 유리창이라든지 이런 걸로 해서 고인을 직접 염하는 걸 볼 수가 있고요. 마지막으로 메이크업이라든지 등등 부분들을 통해서 고인 분들을 좀 더 이렇게 아름답고 편안하게 보이는 부분들로 그렇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대학에서의 교육은 전통적인 염습에 국한되지 않고, 심리학과 해부학, 사회복지학 등 장례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포괄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장례지도사의 영역이 확대되고 보다 전문화되는 가운데, 최근 대규모 상조회사 증가 등으로 인해 채용까지 늘어나면서 장례지도사는 새로운 유망직종으로 인식돼 가고 있습니다.

정부도 이 같은 추세를 바탕으로 지난달부터는 민간자격증에 머물러 있던 장례지도사에 대해 국가자격증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인터뷰>최영호(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장): "종전에 민간자격증이 남발하고 있는 그런 상황에서 지금 서비스 수준이 천차만별이었단 말입니다. 그것을 서비스를 평준화하면서 향상을 시켰다는 게 큰 의미를 갖거든요."

개정된 법률에 따르면, 국가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일반인의 경우, 지자체에 신고된 교육기관에서 300시간의 교육을 받으면 됩니다.

민간자격증이 있거나 동종업계에서 경력이 있는 경우에는 최소 6시간에서 100시간까지 단축된 교육을 이수하면 국가자격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별도의 시험은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2년제나 4년제 장례 관련 학과를 설치하고 있는 대학들의 우려가 큽니다.

2000시간 이상의 전문 교육을 받은 졸업생과 300시간 교육을 받은 일반인이 같은 국가자격증을 받는 부분은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황규성 (교수/을지대 장례지도학과):"무시험에 300시간만 들으면 이 자격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자격에 검증이라든지 국가자격을 취득하는 사람에 대한 전문성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미비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업계에서의 경력을 중요시하고, 교육내용도 대학의 다양한 분야와 달리 염습 위주인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인터뷰>김길선 (한국상조장례업협회 회장):"시간이라든지 교육 과목이라든지 모든 내용의 가중치가 염습에 한정돼 있거든요. 유족들의 심리라든지, 그 의례 자체를, 전부 다를 운영해야 하는 이러한 장례지도사의 막중한 일임에도 어느 한군데 치중돼 있는 것이 조금 잘못된 것으로..."

즉, 장례지도사의 업무 범위가 염습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오히려 법 개정 취지와 달리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의 가치를 깎아내릴 수 있다는 얘깁니다.

지정된 교육기관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집니다.

실습 50시간을 반드시 채워야 하는데, 실습할 장례식장이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김병학 (장례지도사교육원 원장):"한국의 정서상, 우리나라 유교적인 정서상 지금 슬픔의 단계에 있는 엄숙한 장례식장 안에서 교육원에서 이걸 배운다는 사람이 신분증 착용을 하고, 실습생이 착용을 하고 거기에서 연습을 한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제도가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이 학원은 수강생이 없어 개강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김병학 (장례지도사교육원 원장):"전단지를 뿌리고, 신문에 삽지를 넣고 벼룩시장 이런데 계속 광고를 내고 지자체 현수막을 걸고 이러고 있습니다. 지금 개강을 못하고 있어요."

국가자격증 제도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던 탓도 있겠지만,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더라도 취업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국가자격증 제도를 만들면서 장례 관련 업체에 의무고용 조건을 두지 않아, 업체 입장에서는 굳이 국가자격증 소지자를 채용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도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녹취>"현재 장례지도사 국가자격증은 업무 독점형 자격제도가 아니며, 의무고용에 대한 규정도 없어서 국가자격증 소지자에 대한 시장에서의 활용가치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 한국보건복지연구원 발간 '보건복지 이슈&포커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관련업계의 반대로 인해 의무고용이 빠지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최영호(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장):"결국은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그게 또 국민의 부담으로 전가되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국가자격증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국가자격증이 나오면서 민간자격증이 다 없어진다고 볼 때 이제 그 장례식장에 취업을 한다고 하면 국가자격증 있고 없고 하는 차이는 큰거죠."

하지만, 의무고용 법안까지 무산시킨 업계가 국가자격증 소지자 채용에 자발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예측은 설득력이 약해 보입니다.

특히, 국가자격증만 600여 종이 넘는 상황에서 인력 수급 전망이 불확실한 또 하나의 자격증 신설은 국가자격증의 권위와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경기도 광주의 한 동물장례식장.

사람의 장례식과 모든 절차가 동일합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의 증가로 이곳에서만 하루 10여 건의 동물장례가 치러집니다.

사무실 한쪽에는 동물장묘업 등록증이 걸려 있습니다.

<인터뷰>유영기 (실장/동물장례업체):"(동물장묘업은) 허가받기가 조금 까다롭고요. 아무래도 이제 민원도 많고, 그 다음에 시설도 절차가 좀 복잡하고요. 그런 면에 있어서 좀 어려움이 있죠."

동물장묘업은 동물보호법에 따라 철저하게 등록제로 운영돼 아무나 할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장례식장 등 모든 장례관련 업종은 아무런 허가나 신고가 필요없는 자유업으로 돼 있습니다.

<인터뷰>전기성(한양대학교 조례클리닉센터장):"결과적으로 비교해봤을 때는 이게 코미디가 됐다는 얘기야. (#1_160903)사람이라는 거는 얼마나 시신이 중요해요. 고양이 죽은 거는 사실 비교가 안되잖아요. 근데 왜 그거(동물장묘업)는 등록을 해야 되느냐 이거지. 등록을 하지 않으면 못하거든. 그만큼 규제를 했는데 왜 사람 것은 풀어놨느냐 이거에요."

법제처도 이 부분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녹취>"동물에 대하여도 등록제로 운영하고 있는 것을, 사람에 대하여 자유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은 법 감정에 배치되므로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인터뷰>전기성(한양대학교 조례클리닉센터장):"화장장도 신고니까. 그러니까 최소한도로 신고하는 걸로 해야된다. 그 다음에 장례식장 운영자는 장례지도사를, 장례지도사 자격을 갖고 있거나, 아니면 장례지도사를 두 명, 최소한 몇 명 이상을 그 자기네들이 고용해야된다. 이런식으로 바꿔야된다 이거지."

현재 국회에는 장례업에 대한 신고제 전환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법안이 제출돼 있습니다.

<인터뷰>이명수 (의원/새누리당):"장례를 좀 더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자유업보다는 신고제 정도는 해야되지 않겠냐 이런 판단을 했습니다. 별도로 국민생활을 규제하려고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우리의 보다 올바르고 건전한 새로운 그런 장례문화를 좀 더 확산하고 조장하기 위해 그런 제안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일정 기준을 갖춰야 하는 신고제로 전환될 경우, 자격증 소지자에 대한 의무고용 조건도 포함할 수 있어, 국가자격증 제도의 활성화에도 다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최영호 (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장):"시신을 다루는 일이 보건위생이라든지 안전문제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요건은 필요하지 않겠느냐. 그런 입장에서 신고제로 전환하는데 대해서는 저희(정부)는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가장 마지막에서 지키는 사람들.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국가자격증이라는 명칭뿐만 아니라, 전문화된 직업에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법적인 기반부터 조성하는 것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1 취재파일4321 보도 자료 펌>

  • 작성자
  • 비밀번호
  • 자동등록방지 빨간색 글자만 입력해 주세요